지역서점 연계 큐레이션 [이것은 서점이 아니다] 서점과 진행한 도서 목록입니다.

 

순번 도서명 출판사 추천 이유(300자)
1 어둠에 새기는 빛 연립서가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디아스포라의 관점에서 국경과 국민주의 너머를 상상해 재일 조선인 2 서경식의 . 고통, 기억, 연대, 저항, 진실에 대한 그의 반복된 질문들은 조금도 낡지 않은 채로 현재를 관통하고 있다. "진실을 계속 이야기" 하려 연말의 바람을 맞고 이들에게 그는 "" 칭호를 부여한다. 지금 연결을 느끼는 모든 이들, 서로에게 벗이리라. 벗들에게 책은 위안이자 힘이 것이다. 희망을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벗의 존재가 자체로 희망이듯 또한 희망일 것이다.
2 딕테 문학사상 『딕테』는 디아스포라, 여성주의, 다문화주의, 탈식민주의를 아우르며 지금도 우리에게 유효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관련 연구자 학생이 반드시 읽어야 우리 시대의 고전이다. 한국의 유관순, 프랑스의 다르크와 성녀 테레즈, 그리스 신화의 아홉 뮤즈들, 저자의 어머니 허형순, 차학경 자신 여성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된다. 통상 소설 또는 서사시로 간주되지만, 하나의 장르에 갇히지 않는 열린텍스트라고 있다.
3 실패없는 젠더 표현 가이드북 마티 일본의 여성 기자들이 평등하고, 안전감을 주며, 포용적인 젠더 표현을 제안하기 위해 . ‘실패 없는 젠더 표현 필수인 학급 통신문, 관공서 기업의 홍보물, 광고, 캠페인 등의 담당자도 눈여겨봐야 대목이 많다. 익숙하게 쓰던 표현에 차별이 스며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변화는 시작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변화의 정확한 방향이다. 정교한 나침반을 찾는다면, 『실패 없는 젠더 표현 가이드북』이 제격이다.
4 섹스할 권리 창비 책은 도발적이면서도 탄탄한 철학적 접근과 예리하고 명료한 산문으로 21세기 페미니즘의 섹스에 대한 접근을 고찰하고 한계와 고민점을 독자에게 보여준다. 세계의 페미니즘 담론은 물론 지금 한국사회에도 유효한 논점을 던지는 책으로, 페미니즘 논쟁의 복잡한 지형도 길을 잃은 독자에게 아주 유용한 안내서가 것이다.
5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 1도씨 책은 공연예술 창작자인 장근영, 이성수 명의 필자가 에세이다. 책은 장애당사자이자 창작자인 명의 필자가 파트를 나누어, 각기 다른 형식으로 에세이일 뿐만 아니라 배리어프리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두어야 하는 개념들, 시각장애인과 함께 작업하고자 하는 창작자들을 위한 접근성 , 시각장애인 관객을 위한 접근성 체크리스트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다
6 출근길 지하철 위즈덤하우스 역사에 선명히 기억될 것이다. 인간을 향한 무도한 폭력과, 폭력에 처절하고 우아하게 대항한 움직임, 혐오로 맞서던 자들마저 결국엔 투쟁의 은혜를 입는 모순을 맞이하는 모습까지. 그리고 책은 기록물로 남을 것이다. 책이 사람을 바꾼다고들 한다. 당연히 모든 책이 그렇진 않다. 사람의 생각을, 마음을, 행동을 바꾸어낼 있는 책은 극히 소수다. 조금 나은 고민을 하는 사람으로 변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책을 권한다. 막연히 예상하는 모든 것을 넘어서는 내용이 들어있다.
7 유언을 만난 세계 오월의봄 책은 장애해방열사들의 치열했던 삶과 투쟁을 낱낱이 복기하여, 우리가 같은 세계에 살고 있다고 외친다. 여덟 명의 열사가 삶에서 마주하고 맞섰던 차별과 모순, 그리고 이들이 쌓은 투쟁이 남긴 의미를 고스란히 담았다. 여타의 해방운동과 다를 없이 이들의 저항은 조금씩 지금의 세상을 만들어왔다.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이 처한 현실은 여전히 참담하지만 열사들이 남긴 의미는 적지 않다. 삶도 죽음도 묵음 처리되어 왔던 이들의 이야기를 조각조각 모아 눌러 책은 한국 장애해방운동의 역사에 중요한 기록물로 남을 것이다.
8 체공녀연대기 후마니타스 식민지 시기 평양의 을밀대에 올라 고공 농성을 벌인 강주룡부터 2011 부산의 35미터 크레인 위에 오른 김진숙에 이르기까지 세기에 걸친 공장 여성 노동자들의 끈질긴 투쟁사를 통해 그간 제대로 자리매김되지 않았던 여성 노동운동의 기억들을 복원하고 한국의 산업화와 노동운동의 역사를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다시 쓴다. 식민지 조선의 엄혹한 조건에서도, 해방 노동법이 형성되는 중요한 국면에서도, 박정희 시대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 속에서도,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서도, 자신의 열망과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여성들의 연대기.
9 일복 같은 소리 동녘 2172 815 . 전체 임금노동자 비정규노동자의 숫자다. 매일 출근해 생계를 꾸리는평범한 사람들 이상은기간제, ‘계약직, ‘촉탁직, ‘파트타이머, ‘사내하청, ‘외주용역, ‘프리랜서 등으로 일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루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 같은 일을 하고도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매일 자신의 다름을 느낄까? 책은 우리가 매일 어디선가 마주쳐왔던 비정규노동자들이 털어놓는 일의 기쁨과 슬픔에 관한 기록이다.
10 반란의 매춘부 오월의봄 성노동자이자 성노동자 권리 운동 활동가인 저자들이 쓴 책. 비매춘부들의 추상화된 언어에 가려져 왔던 현직 성노동자들의 생생한 발언들에 기대, 매춘을 둘러싼 이분법에 반대한다. 매춘에 대한 추상적 논의 속에서 구체적이고 다양한 성노동자의 삶과 목소리는 지워지기 때문이다. 지금 매춘을 통해 삶을 이어가는 이들은 ‘행복한 창녀’도, ‘탈성매매 여성’도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위험이 닥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생존을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서 매춘을 해야 하는 이들이다. 따라서 저자들은 매춘이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획득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11 자유죽음 위즈덤하우스 아우슈비츠에서 생환한 작가 장 아메리가 타협을 허용하지 않는 시선으로 치열하게 써 내려간, 자살에 대한 논쟁적 사유와 성찰을 담은 철학적 에세이. ‘자기 세계 속의 자살자’의 마음을 부표 삼아, 삶과 죽음에 대한 우리의 인식, 자살에 대한 편견을 해체하고 존엄을 일깨우는 시도를 담고 있다. 
12 가자란무엇인가 두번째테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문제의 역사적 맥락과 집단학살의 본질을 바로 알고,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시각을 넓혀 줄 목적으로, 저자 오카 마리 교수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역사에서 정의의 문제까지 폭넓게 문제의 핵심을 전달한다. 이 모든 사태의 발단이 되었던 이스라엘의 건국과 시오니즘의 문제,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그곳에 살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난민이 되어 간 과정, 가자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봉쇄 속 현실 가운데 살아가는 모습과 그에 따른 심각성까지 다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하는 책.
13  '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 휴머니스트 일본군 ‘위안부’ 운동에서 역사를 왜곡하는 망언들과 이에 맞서는 민족주의적 언설 모두 ‘강제로 끌려간 순결한 피해자’라는 틀에 집중하며 이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지속되어 왔다. 이때 구체적으로 놓치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의 진정한 회복과 정의 실현을 위해 어떠한 돌파구가 필요한가? '위안부'를 초국적 문제로 사유하기 위한 탈식민 페미니즘 연구자들의 최신 논의가 집약된 책. 
14 호르몬 일지 민음사 500일간의 호르몬 대체요법 과정을 담은 트랜스여성의 일기. 호르몬을 맞으면서 몸과 감각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또 정체되기도 하는 들쑥날쑥한 과정이 정확하기 위해 끊임없이 솔직해진 문체로 충실히 기록되어 있다. 분노에 가득 차 있으면서도 모욕을 아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고귀한 긍지가 느껴진다. 일기라는 형식만이 전달할 수 있는 파괴력을 진하게 느껴볼 수 있는 책.
15 휘말린날들 반비 의료인류학자이자 HIV/AIDS 인권운동 활동가인 서보경은 ‘앞줄에 선 사람들’, ‘먼저 휘말린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HIV 감염인 당사자와 그 주변 사람들이 숨거나 도망쳐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감염이라는 사건을 한발 앞서 겪은 사람으로서 우리 사회에 들려줄 이야기가 있는 존재라고 주장하며 감염이 무엇보다도 ‘공동체의 일’임을, 그리고 우리의 존재 조건임을 논파한다. 불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숨겨진 상실과 함께 나누지 못한 애도의 기억, 어떻게 다른 세상을 열어갈 것인가에 대한 대담한 통찰이 깃들어 있는 책.
16 토요일 외로움 없는 삼십대 모임 난다 이 책은 ‘이것도 성적 권리야?’라고 반문하게 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성적 권리를 확장한다. 가장 성적 권리를 얻을 자격이 없고 심지어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고 상상되는 문란한 게이와 HIV감염인의 위치에서 성적 실천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권리들과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의 계층, 사는 곳, 가족 관계, 성정체성에 대해 수용하는 방식, 정신건강 등이 어떻게 상호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하게 하는 텍스트이기도 하다.
17 연루됨 글항아리 인류학자는 현장에 있기 위해 그는 그/것이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가를 집요하게 추적해가다, 그 길에서 때로 자기를 마주치고 심문하는 존재이다. 한국과 중국의 현장에서 물리적·실존적 빈곤을 연구해온 인류학자 조문영은 생활에서 사회적 고통의 얽힘을 발견하고 바로 그 얽힘의 자리에서 길어 올린 연루의 감각으로 “더 단단한 이해”와 “더 책임 있는 비판”을 시도한다. 『연루됨: 인류학자의 세상 읽기』는 그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여러 매체에 발표한 글을 이러한 관점에서 골라 엮은 책이다.
18 주폴리스 프레스탁 동물을 의미하는 ‘zoo’와 공동체, 도시를 의미하는 ‘polis’가 합성된 단어 ‘zoopolis’. 도시계획학자 제니퍼 월치가 동물을 고려하는 동물도시 계획을 주장하며 만든 이 단어를 정치적 맥락으로 가져와 동물정치공동체(zoopolis)를 구상한 책이 바로 《주폴리스》다. 동물권 활동가이자 동물권 이론가 수 도널드슨은 정치 이론가 윌 킴리카와 함께 정치 이론의 렌즈로 어떻게 동물권 운동과 이론의 난관을 벗어날 수 있는지 하나의 경로를 보여준다.
19 불멸의인절미 위즈덤하우스 신림동 반지하에서 친구와 사는 ‘유리’는 월세와 식비, 아픈 기니피그 ‘인절미’의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쉴 새 없이 돈을 벌어야만 한다. 미나리를 주면 기쁨에 겨워 펄쩍 뛰어오를 줄 아는 인절미가 살고 싶다는 뜻을 전해온 날을 기억하므로 유리는 인절미가 먼 미래의 우주에서 영원히 죽지 않는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죽는 것보다 살아 있는 것이 괴로워도 기꺼이 버티고 견디게 만드는 가장 위대하고 강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신림동에서 보라매공원으로, 먼 미래의 우주로 뻗어나간다.
20 로드킬인더씨어터 걷는사람 인간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에 이의를 제기하는 책. <로드킬 인 더 씨어터>에는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죽임을 당한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올림픽 성화 봉송을 위해 소집됐다가 불에 타 죽고 만 비둘기,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우주선에 태워 쏘아 올려진 러시아의 떠돌이 개 라이카, 새끼를 낳기 위해 혹은 부모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길을 떠나다가 자동차에 치인 고라니 등이다. 작품은 인간의 욕심으로 발생한 동물의 죽음, 그 이면을 쫓아 마침내 용기 있는 한 발을 내딛는다.
21 쓰촨의착한사람 지만지드라마 인간의 선과 악, 사회적 불평등을 탐구하는 서사극이다. 착하게 살고자 하는 주인공 센테가 현실 압박 속에서 '슈이타'라는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통해, 선의와 생존 사이 갈등을 드러낸다. 작품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선하게 사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브레히트는 이를 통해 사회 구조의 모순을 비판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22 낯선 환호들 히스테리안 작가는 가난하고 병든 자들의 연대에서 각설이패의 기원을 찾고, 사회 비판 정신과 함께 전개된 각설이 품바의 현대사를 기록한다. 나아가 정상과 비정상으로 이분화된 질서를 넘나드는 정체성들의 향연을 발견한다. 각설이 품바는 문화 예술계와 섹슈얼리티 담론에서 이중으로 변방에 위치하기에 드랙과 성소수자를 둘러싼 논의, 중년여성의 욕망과 정체성에 대한 고정된 이해, 그리고 예술로 기록되지 않는 예술들의 문제를 동시에 드러내는 장소가 된다. 이 책은 기록 되어야 할 것과 다시 사유해야 할 것을 섬세하게 되짚으면서 각설이 품바의 오늘을 기록한다.
23 외롭지 않을 권리 시사IN북(시사인북) 아무런 법적 권리가 없는 동거, 그리고 높은 장벽의 혼인. 이 두 가지 선택지면 충분할까? 원하는 사람과 행복한 삶을 꾸릴 권리를 꼭 혈연이나 결혼으로 보증 받아야 할까? 외로움이 새 사회적 질병으로 떠오른 시대, 국회 보좌관으로 일하며 국내 최초로 ‘생활동반자법’ 명칭을 만들고 입법 내용을 제안했던 저자가 한계점에 이른 ‘정상 가족’의 대안으로 생활동반자 관계를 소개한다. 개인이 행복하면서도 공동체의 미래가 탄탄해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돌봄 해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24 스킨스카이 봄날의책 시인은 자신을 분류하고 규정하고 전유하고 지배하려는 언어와 불화하며, 그 “사이”에서 시를 쓴다. 성다영의 시는 바로 그러한 간극에서 생성된다. 보통의 시집보다 훨씬 큰 글씨의 시들이 전체의 절반쯤을 차지하고 있고, 그리고 뒤쪽 절반쯤은 작은 글씨의 시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누군가에게 작은 글씨 버전(보통의 표준적인 크기의 글씨)은 읽는 데 불편함을 주는 실재하는 장벽으로 작용해왔다. 이 시집은 차라리 장벽의 존재 자체를, (그리고 그 장벽을 마주할) 서로 다른 몸들의 차이를 상기시킨다.
25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문학동네 "절벽 끝에 서 있는 사람을 잠깐 뒤돌아보게 하는 것, 다만 반걸음이라도 뒤로 물러서게 하는 것, 그것이 시일 것이라고 오래 생각했다."고 말하는 시인. 슬퍼야 마땅한 별에서 지구만큼 슬플 줄 아는 시인. 작가는 슬픔을 호명함으로써 슬픔을 그저 슬픔으로 머물러 있지 않도록 하는 시가 슬픈 이들의 편에 가만히 서 있다. 
26 디디의 우산 창비 인물과 서사는 다르지만 시대상과 주제의식을 공유하며 서로 공명하는 연작 성격의 중편 2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2014년 세월호참사와 2016~17년 촛불혁명이라는 사회적 격변을 배경에 두고 개인의 일상 속에서 '혁명'의 새로운 의미를 탐구한 작품들이다.
27 옐로페이스 문학사상 옐로페이스'는 아시아인을 희화화하는 인종차별적 문화 행위를 말한다. 게다가 저자는 어릴 적에 미국으로 이주해 온 중국계 작가다. 따라서 백인 주류 사회의 인종차별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비판이 줄줄이 이어질 것만 같다. 그러나 이 소설의 진짜 시작은 그다음부터다. “좋아, 끝까지 가보자.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우리가 한 모든 일을 하나하나 비웃어보자.”의 태도로 작가의 인종적, 문화적, 정치적 배경과 신념을 넘어 성역 없는 '모두까기'를 시도하는 책.
28 헌등사 민음사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목도한 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물질문명의 허상과 자연 파괴의 대갚음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책. 『헌등사』는 인간의 이기적 욕심과 한없는 욕망, 감히 저항할 수 없는 전 지구적 재해가 불러들일 지옥도를 예언적으로 성찰하며 장차 도래할 불가해한 미래를 보여 준다. 그러나 작가는 단지 ‘디스토피아’를 구현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절망을 희망으로 이끌며 언어와 문화의 차이, 인간과 자연의 불화를 통합해 내고자 한다.
29 망명과 자긍심 현실문화 저자 일라이 클레어는 노동계급 마을 출신의 선천적 뇌병변 장애인, 친족 성폭력 생존자, 생물학적 여성으로 태어나 젠더퀴어 정체성을 지닌 소수자로서 살아왔다. 저자는 수많은 소수자성이 교차하는 자신의 몸에 대해 성찰한다. 이러한 다층성은 자연스레 단일 쟁점에 매몰되지 않는 시각을 열어주며, 연대를 통한 다중 쟁점 정치, 교차성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비전을 제시한다.
30 정정 가능성의 철학 메디치미디어 작가는 ‘올바름’을 추구하는 시대에 진정한 올바름이란 ‘정정 가능성’으로만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느슨한 연대로 점점 커져가는 가족의 잠재력’과,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민주주의의 모습’이라는 두 가지 테마를 플라톤, 칼 포퍼, 비트겐슈타인, 솔 크립키, 에마뉘엘 토드, 한나 아렌트, 루소, 도스토옙스키, 유발 하라리까지 다양한 사상가의 사고를 힌트 삼아 풀어냈다. 
31 기억 서사 교우서가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핵심 논지는 과거 사건의 폭력성으로 인해 정신적 외상을 입고 ‘타자’의 삶을 사는 이들의 기억을 그들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나누어 가져야 하고 상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타자’가 겪은 폭력적 사건의 기억을 나누어 갖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다양한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기억의 항쟁 한복판에 있는 현재, ‘사건’의 기억을 어떻게 이해하고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 해법 모색을 시사한다.
32 지배, 그리고 저항의 예술 후마니타스 독창적인 헤게모니 이론에 기반해 형태가 매우 다양하고, 눈에 잘 띄지도 않으며, 스스로 이름조차 갖지 못하는, 피지배계급의 생생한 하부정치를 다룬 역작. ‘강자와 약자 사이의 공적인 기록만으로는 권력관계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없다’는 간명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스콧은 자신의 전공 분야이기도 한 노예제, 농노제, 카스트제도 등에 대한 기존 연구는 물론, 가부장제나 식민주의, 인종주의를 비롯해 교도소나 포로수용소와 같은 총체적 통제 시설과 공산주의 국가들에서의 공적 생활 경험들을 망라해 소개한다.
33 말의 세계에 감금된 것들 오월의봄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라는 시민운동을 준비하면서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 국가보안법 박물관이 만들어진다면, 국가보안법과 관련된 목소리들을 기록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이다. 글쓴이들과 사진가는 오랫동안 한국 사회의 현장에서 기록 활동을 펼쳤던 이들이다. 용산참사, 밀양송전탑, 형제복지원, 세월호참사, 비정규직 투쟁, 고공농성 등 한국 사회의 모순이 폭발할 때마다 현장으로 달려가 기록을 남겼다. 그들이 이번에는 ‘여성 서사로 본 국가보안법’ 프로젝트와 만났다.
34 가장자리를 위한 복수 노트 화이트리버 이 책은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인물들이 대통령을 향한 ‘복수’를 시도하며 시작된다. 극 속 인물들은 대통령의 가발을 벗기기 위한 계획을 짜며 동시 한 인물이 인간으로서 겪는 내면의 불안을 맞닥뜨린다. 문학의 형식을 빌어 공동체 차원에서 애도를 다루는 방식을 인물들을 통해 풀어내는 희곡이자 대통령을 향한 암살극. 
35 페미니스트킬조이 arte(아르떼)  페미니스트 철학자, 실천적 활동가 사라 아메드가 “기꺼이 성가신 존재”가 되기로 결심한 페미니스트들에게 건네는 연대의 메시지. 킬조이란 말 그대로 즐거움(joy)을 죽이는(kill) 이들, 즉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이들이다. 작가는 페미니스트에게 달라붙는 모욕이자 고정관념인 ‘킬조이’라는 표현을 ‘탈환’한다. 집요하고도 날카롭게 그 역사를 파헤치고 개념을 전복시켜, 거기서 ‘생존’과 ‘연대’의 가능성을 찾아낸다.
36 전부취소 읻다 한국어와 영어, 몸과 마음,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의 경계를 흐트러뜨리는 저자는 이 모두를 체화한 사람으로서, 혹은 이 모두를 무화시키려는 입장에서 쓰여진 글. 자신의 선택을 가족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자의 아릿한 뒷모습, 동료들에게 ‘진정한 나’를 보여줄 수 없다는 데서 오는 자기 분열의 면면, 그럼에도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과 보낸 시간의 흐름을 포착한다. 저자는 이 시간들이야말로 내가 ‘나’일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고 말하며, ‘나’라는 단일한 정체성 안에는 복수의 친구들과 동료들이 있음을 상기시킨다.